비타민 D, 흔히 '햇빛 비타민'으로 불리는 이 영양소가 폴란드 남자 청소년들에게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폴란드 전역의 고등학교 남학생 3,257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이들의 일일 비타민 D 섭취량이 권장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왜 비타민 D가 중요한가?
비타민 D는 단순히 뼈 건강만을 위한 비타민이 아니다. 이 영양소는 면역 체계, 심혈관, 근육, 심지어 정신 건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역할을 한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도 겨울철이 길고 햇빛이 적은 폴란드에서는 피부를 통해 비타민 D를 자연 합성하기 어렵다. 결국 식단이나 보충제를 통해 섭취해야 한다.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
연구진은 2022년 2월부터 3월까지 전국 64개 고등학교에서 14\~20세 남학생을 대상으로 식단 조사를 실시했다. VIDEO-FFQ(비타민 D 추정 전용 식품빈도조사표)라는 검증된 설문 도구를 사용해 이들의 식품별 비타민 D 섭취량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하루 평균 섭취량은 4.36마이크로그램(µg). 폴란드에서 권장하는 일일 섭취량인 15µg에는 한참 못 미쳤다.
비타민 D를 어디서 얻고 있나?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D의 가장 큰 식이 공급원은 생선과 생선 가공식품이었다. 전체 섭취량의 약 39%를 차지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생선류 섭취 자체가 적다는 점이다. 응답자 중 30%는 생선을 전혀 먹지 않았고, 주 2회 이상 먹는 학생은 38%에 불과했다. 연어, 청어, 송어 같은 비타민 D가 풍부한 생선을 먹는 양도 매우 적었다.
이 밖에 계란, 고기, 유제품이 각각 15\~20% 비중을 차지했지만, 시리얼과 식물성 기름류는 각각 4%대에 불과했다.
어떤 학생이 더 많이 섭취했을까?
재미있게도 비타민 D 섭취량은 지역과 생활환경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발트해에 가까운 북서부 지역 학생들의 섭취량은 다른 지역의 10배에 달했다. 시골 학교 학생들이 도시 학생들보다 더 많이 섭취했고, 체중이 정상인 학생들이 저체중 학생보다 더 많이 섭취했다. 보충제를 복용하는 학생들도 평균 섭취량이 높았지만, 그렇다고 권장량을 충족하는 건 아니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식습관 자체가 생선 위주가 아니고, 학교 급식이나 가정 식단에서도 생선이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또, 부모의 영양 인식 수준이나 보충제 사용 여부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도시의 학생일수록 학업 스트레스, 실내 활동 증가, 외부 활동 감소 등의 이유로 햇빛 노출량도 낮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연구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연구진은 청소년 대상의 영양 교육 강화와 생선 섭취 장려, 보충제 복용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비타민 D 강화 식품 정책도 검토해볼 만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보충제 섭취가 필수적이라는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비타민 D는 단순한 영양소가 아니다. 성장기의 건강을 좌우하는 '햇살의 대사'다. 아이들이 햇빛을 못 본다면, 식탁 위에서라도 햇살을 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출처 논문:
Stachoń, M.; Lachowicz, K. Assessment of Determinants of Dietary Vitamin D Intake in a Polish National Sample of Male Adolescents. *Nutrients* 2025,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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