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젖과 소 젖, 염소 젖, 그리고 분유는 과연 어떻게 다를까?
모양은 비슷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차이는 꽤 크다. 헝가리 데브레첸 대학의 연구진은 이들 젖에 들어 있는 오메가 지방산과 엔도칸나비노이드(내인성 대마 성분) 성분을 비교 분석하며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 결과는?
아무리 영양성분을 맞추려 해도, 인간 모유는 따라잡기 힘들다.
엄마 젖이 기준점
연구진은 인간 모유를 기준으로 삼아,
* 일반 소젖,
* 염소젖,
* 소젖 기반 분유,
* 염소젖 기반 분유
등과 비교했다. 총 8가지 주요 지질 성분(오메가-3, 오메가-6, 엔도칸나비노이드)을 분석했다.
기법은 매우 정밀했다.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 분석기를 이용해 나노그램 수준의 지질 성분까지 정량화했다.
“오메가-3: DHA는 염소 분유가 가장 높다?
오메가-3 지방산 중에서도 뇌 건강에 중요한 DHA와 EPA, 그리고 식물성 알파-리놀렌산(ALA)의 농도를 비교했다.
* DHA는 염소 분유 > 인간 모유 > 염소 젖 > 소 분유 > 소 젖 순.
* EPA는 염소 젖이 최고, 그 다음은 소 젖과 인간 모유.
* ALA는 모유와 염소젖이 가장 풍부했다. 소 분유에서는 ALA가 검출되지 않았다.
즉, 염소 기반의 젖과 분유가 오메가-3 측면에서는 인간 모유와 유사성이 높았다.
오메가-6: 인간 모유의 아라키돈산(AA)은 압도적
오메가-6 지방산인 아라키돈산(AA)과 리놀레산(LA)은
* 모유가 가장 풍부했고,
* 나머지 샘플에서는 이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 지방산들은 세포막 구성, 신경 발달, 염증 조절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AA는 DHA와 함께 균형 있게 섭취되어야 하는 필수 지방산이다.
엔도칸나비노이드, 알고 보면 젖의 ‘숨은 조력자’
아기들이 젖을 빨기 위해 꼭 필요한 생체 성분이 있다. 바로 2-AG(2-아라키도노일글리세롤)이라는 엔도칸나비노이드다. 이 물질은 아기 뇌의 식욕 신호를 켜고, 지방 합성을 유도하며, 신경 성장에도 관여한다.
* 이 성분은 소 젖에서 가장 많이 나왔고,
* 모유와 염소젖에도 존재했지만 양은 적었다.
* 특히 소 젖 기반 분유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엔도칸나비노이드인 PEA와 OEA는
* 인간 모유에서 가장 적었고,
* 소 분유에서 무려 7배나 많았다!
이들 성분은 식욕 조절과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데, **과잉 섭취 시 오히려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그래서 결론은? 인간 모유 > 염소 젖 > 소 젖 > 분유”
이번 연구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 모유는 여전히 영양의 표준이며,
* 염소 젖이 오히려 소 젖보다 더 가까운 조성을 보인다.
* 분유는 구성상 보완이 필요하다.
물론, 분유는 대체제로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지질 성분이 어린 시절 체지방 축적, 식욕 조절, 면역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남은 질문들
* 이런 차이가 실제 아이 건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 분유 속 높은 OEA와 PEA는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까?
* 엔도칸나비노이드 섭취가 식습관 형성에 개입할 수 있을까?
앞으로는 ‘젖 속 지질’이 아기 건강의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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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논문
Csatári-Kovács, R.; Röszer, T.; Csősz, É. Comparative Analysis of Omega-3, Omega-6, and Endocannabinoid Content of Human, Cattle, Goat, and Formula Milk. *Foods* 2025, 14, 1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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